사회실천연구소

베네수엘라 혁명과 사회주의를 향한 투쟁: 대차대조표, 관점 그리고 임무 본문

실천지 (2007년)/2007년 2월호

베네수엘라 혁명과 사회주의를 향한 투쟁: 대차대조표, 관점 그리고 임무

사회실천연구소 2014. 11. 7. 10:11

베네수엘라 혁명과 사회주의를 향한 투쟁: 대차대조표, 관점 그리고 임무

‘혁명적 맑스주의 흐름’(Corriente Marxista Revolucionaria) / [El Militant]1


1부


이 문건은 ‘베네수엘라 혁명적 맑스주의 흐름’(the Venezuelan Corriente Marxista Revolucionaria)의 동지들이 2005년 12월 제3차 전국회의에서 토론한 초고를 번역한 것이다.


머리말


우리는 2004년 12월 제2차 CMR 총회에서 받아들인 “베네수엘라 혁명의 전망”이라는 문건을 통해 2004년 8월 15일에 거둔 역사적 승리2 다음 들어선 새로운 혁명 단계에 대해 아래와 같이 분석하였다. 


  “부르주아 반혁명은 (적어도 얼마 동안은) ‘패퇴’하였고, 혁명은 지금 새로운 싸움에 돌입하였다. 지금의 주요한 투쟁은 개혁과 혁명 사이에 있다. 볼리바르 운동에서 계급 모순은 격화될 것이다. 개혁주의 운동세력은 부르주아지와 제국주의의 압력과 이해를 표현한다. 그들은 국회의원과 ‘변화를 위한 블록’(the Bloc for Change) 소속 정당들의 지도부 대다수뿐만 아니라, 내각, 주지사, 지방의회의 대다수를 통제하고 있다. 더군다나 국가 관료층은 그 개혁주의 분파를 지원한다. 그러나 현재의 투쟁이 단지 그 같은 사실만으로 결정될 것이라는 생각은 오류이다. 우리가 다른 문건을 통해 밝힌 바와 같이, 베네수엘라 혁명과정의 한 특징은, 지금의 모든 지도자들이 대중의 신뢰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차베스만 빼고, 다른 지도자들에게는 대중들에게 내세울 권위가 없었다. 그렇지만 대중들은 자신들의 불만과 급진화에 따라 그들의 지도자들을 넘어 앞서 나갔고, 심지어 차베스에게조차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혁명의 앞날은 이 같은 투쟁이 어떻게 판가름 나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이 분석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 지금 개혁과 혁명 사이에서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투쟁을 둘러싼 전국적인 상황의 특징은 노동자와 일반 대중의 투쟁을 북돋는 긴요한 경제성장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경제성장만으로는 대중이 갖고 있는 그 어떤 문제도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 반혁명에 대한 정치적 승리, 특히 산타 이네스(Santa Ines) 전투3는 대중의 동원과 참여를 불러일으켰고, 그와 함께 자신들의 힘에 대한 확신을 대중에게 심어주었고, 혁명이 특정한 경제적 사회적 변혁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는 새로운 기대를 갖게 하였다. 


이 같은 경제·사회적 과정은 혁명운동, 특히 노동자 운동에서 대중의 의식 성장과 동원이라는 정치적 표현으로 나타났다. 투쟁의 현저한 확대와 급진화에 더하여 Venepal과 CNV4의 몰수5, 그 공장과 타 공공기업에서 “공동관리(co-management)”에 대한 논쟁은 노동계급으로 하여금 그 자신의 언어와 요구를 제시하도록 하였고, 혁명을 완성하기 위한 투쟁의 선봉에 서게 하였다. 운동에 참가하고 있는 일반 민중이 좌파로 변모하는 것과 변증법적으로 결합되면서, 차베스 대통령 자신의 말과 행동도 좌파로 선회함을 볼 수 있다. 차베스는 처음으로 사회주의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하였고, 몇몇 기업을 몰수하는 결정을 내렸으며, 일반 대중에게 관료제에 대해 투쟁하고 “혁명 속의 혁명(the revolution within the revolution)”을 하라고 줄곧 요구하였다. 차베스의 언어는 대중의 의식 성장을 자극하고, 그와 함께 성장된 대중의 의식을 반영하고 있다. 


다른 한편, 혁명을 진전시키려는, 그리고 차베스의 요청과 제안을 실행에 옮기려는 대중의 시도들은 이웃, 공장, 지방지역의 착취당하고 있는 계층의 현실과 충돌하였다. 혁명과정의 열기에서 생겨난  미션(mission)6과 다른 정책이 추진되었지만, 대중은 실업, 궁핍, 주택부족 등 자신들의 기본적인 문제들 가운데 그 어떠한 것에 대해서도 여전히 명확하고 분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모순은 근본적으로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계속 온존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자본주의 체제는 위기에 빠졌고, 국가와 세계적 수준에서 쇠퇴하고 있으며, 더 이상 생산력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그렇지만 베네수엘라 자본가와 제국주의자들은 흔들리지 않는 경제 권력을 계속 장악하고 있다. 그들은 베네수엘라 경제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경제에 대한 사보타주를 조직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한다. 그들의 목표는 가능한 한 신속하게 혁명 과정에 대한 대중적인 지지를 잠재우고, 그래서 자신에게 불리한 권력균형을 변화시키고자 한다. 이런 점에서 결정적인 경제적 변혁, 즉 생산수단을 몰수하고 지금의 자본주의적인 생산관계를 사회주의 모델로 대체하는 변혁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에 더하여 수 십 년간 자본가들에 의해 구축된 부르주아 국가(많은 모순이 있으며, 어느 정도는 해체 상태에 있다)가 대체되어야 한다. 즉, 모든 공직에 대한 소환권에 기초하여, 노동자와 민중의 혁명의회를 통해 노동자의 국가가 들어서야 한다. 


이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뜻한다. “혁명 속의 혁명”, “사회주의를 향한” “도약”과 전진을 이루려는 대중의 시도들은 자본가들의 저항과 보이콧에 대한 투쟁으로, 또한 관료층과의 충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관료층은 사회주의와 혁명을 의심하며, 국가 리더십에 의식적으로 참가할 수 있는 대중의 능력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관료층은 대중들의 참여를 중단시키고 축소시키려고 애쓴다. 관료층은 점차 오만해졌고, 노동대중의 분위기로부터도 벗어나 있다. 이는 볼리바르 운동 내에서의 계급투쟁의 발전, 개혁과 혁명 간의 투쟁이다. 그리고 그 투쟁이 혁명과정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2005년 12월 4일 입법부 선거는 그 전투, 그리고 혁명 과정 그 자체 내에서의 전환점으로 판명될 것이다. 그렇지만 선거승리 그 자체로, 또한 단지 그 여유만으로 지금까지처럼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 혁명적인 국회는 다른 일련의 혁명적 조치들(대외채무 불이행, 주요 기업 몰수 등)은 물론, 생산수단(대형 은행, 독점기업들, 그리고 거대 부동산)을 수용하는 법령을 즉각 포고해야 한다. 국가의 모든 경제적 자원이 국가의 수중에 들어오고, 노동계급과 민중이 직접 참여하는 가운데 민주적인 경제 계획이 이루어진다면, 국가를 곤궁에 빠뜨렸던 심각한 문제들은 해결될 수 있다. 또한 그 과업들은 (대중들이 결정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가로막고, 종종 혁명을 진전시킬 수 있는 계획과 프로젝트에 대해 사보타주하는) 현재의 국가 기계를 대체하는 것과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즉, 노동자와 민중의 의회들에 의해 선출되고, 언제든지 소환할 수 있는 파견자들로 구성된 대표위원회에 기초한 국가, 곧 노동자의 국가로 바꾸어야 한다.  


운동이 지금의 기회를 활용하지 못한다면, 국회에서 볼리바리안 의원의 수를 단지 늘리는 것만이 변화의 전부라면, 의원들이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자신들을 선출한 주권 민중의 통제를 따르지 않고 그 뜻에 부응치 않으면서, 대중으로부터 거리를 둔 채, 높은 봉급을 받으며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것에만 몰두하는 상황이 유지된다면, 고양된 일반 대중들은 조만간 가차 없이 의문을 제기하면서 혁명운동 안에 중요한 내적인 분화를 만들어낼 것이다. 

우리는 이런 유형의 상황, 곧 혁명운동 내부에서의 개혁과 혁명 간의 투쟁 격화를 역사에 존재했던 모든 혁명과정에서 보아왔다. 그 상황은 혁명을 진전시킬 수 있는 큰 가능성을 제공한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 엄청난 위협과 위험으로 가득 차 있기도 하다. 이 유형의 상황에서의 첫 번째 위험은 혁명적 전위의 특정 분파가 인내심을 잃고 좌절하여 대중보다 너무 앞질러 나가면서, 극좌파 입장, 극좌파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혁명가들을 볼리바르 운동의 일반 대중으로부터 격리시키려는 목표를 갖는 개혁주의 분파의 간계에 넘어가는 것일 뿐이다. 많은 혁명들이 실패한 이유는, 혁명 좌파의 지도부가 잘못된 방법, 슬로건, 전략에 따라 대중들로부터 보다 앞서 가는 혁명의 중핵세력 및 활동가들을 분리하였던 것에서 비롯한다. 향후 수개월 동안 혁명운동에서 직면할 또 다른 커다란 위험은, 보다 피폐하고 실의하는 정치적으로 퇴행하는 대중 분파가 무관심, 절망, 탈동원화에 의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혁명이 자본주의와 신속하고 결정적으로 단절하면서 국가의 심각한 사회문제들을 해결해나가지 않는다면, 이는 다음 시기에 훨씬 큰 위험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은 모든 혁명에서 발생한다. 혁명지도부가 일시에 대중들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조치를 취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투여한다면, 특정 분파에는 회의주의가 확산될 수 있고, 혁명의 사회적 기반이 허물어질 수도 있다. 


현재의 세력관계는 여전히 혁명에 훨씬 유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그 과업을 마치고 혁명을 완수하기 위해서 현재의 유리한 상황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혁명이 생산수단에 대한 사적 소유와 총체적으로 결정적으로 단절하지 않는다면, 혁명은 위험에 빠질 수 있으며 과거로 회귀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칠레와 니카라과는 매우 명백한 사례들이다. 우리가 이 문건의 앞부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오늘날 베네수엘라 혁명에 대항하는 제국주의자들의 전략은 볼리바르 혁명의 사회적 기반을 약화시키고 힘의 균형을 바꾸려는 목적 아래에서 취해지는 경제적 사보타주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 전략은 그 밖의 다른 전략들 즉, 베네수엘라와 다른 라틴 아메리카 및 카리비안 지역 정부들에 대한 외교적 압력, 국가를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계획들, 그리고 심지어 가능한 내정 간섭 및 항상 존재하는 암살 위협 등과 결합된다. 


베네수엘라 혁명과 세계정세


볼리바르 혁명은 인류에게 전쟁, 가난, 파괴만을 가져다주는 사멸하는 자본주의 체계가 낳은 유기적 위기의 직접적인 결과이다. 이와 연관된 예들을 ‘유엔 개발 프로그램 연간보고(UNDP)’에서 볼 수 있다. 세계 최고 500명의 부자들은 가장 가난한 4억1천6백만 명의 사람들보다 더 많은 수입을 얻는다. 이 지표는 불평등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깊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 세계 인구 가운데 하위 40%의 사람들은 세계 총소득 가운데 5%만을 벌고 있는 반면, 상위 10%의 사람들이 54%를 가져간다. 18개국(그 대부분은 아프리카와 전 소련 국가들) 4억6백만 명의 사람들은 1990년대 초반보다 생활수준이 하락하였다. 날마다 3만 명의 아이들이 예방할 수 있는 질병 때문에 죽어간다. 이 같은 모습들은 바로 부르주아지가 만든 자본주의 체계의 위기를 반영한다. 


볼리바르 혁명의 기원, 진화, 발전은 세계적인 자본주의 위기에 따른 것이며, 그 외의 것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의 혁명은 세계 사회주의 혁명에서 하나의 고리(현 시점에서는 가장 중요한 고리)이다. 베네수엘라의 위기와 그에 따른 혁명은 베네수엘라 자체의 독자적 발전의 산물이 아니다. 그것의 뿌리는 다국적 기업들과 세계적인 은행들이 가장 후진적인 국가들에서 수행한 제국주의적 약탈에  있다. 약탈을 위하여 기업과 은행들은 그 후진 국가의 자본가계급과의 결탁에 의존하며, 막대한 이득을 챙긴다. 그러므로 베네수엘라 볼리바르 혁명의 전반적인 경로를 이해하고 예측하기 위해서는 세계적 수준에서의 계급투쟁 발전의 전반적인 경로를 이해하고 예측해야 한다. 우리 시대의 근본적인 특징은 정치적, 군사적, 그리고 경제적 국면에서 불안정성이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약 60년간 유지되던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소련 붕괴 이후 미국이 역사에서 가장 강력한 제국주의 국가로 등장할 것이라고 예견하였다. 그렇지만 우리는 또한 북미 제국주의가 자세히 뜯어보면 모순 덩어리라고 여러 번 이야기했다. 미국은 엄청난 거인이지만,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다. 진실로 우리는 로마제국과 노예제에 기초한 생산양식의 몰락, 또는 중세 봉건제의 쇠망과 동일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군국주의의 등장은 경제위기(과잉생산, 세계시장 수축)를 과거의 방식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는 사실의 결과이다. 이라크 전쟁은 그 가장 구체적인 표현이다. 현 시기 자본주의는 경제·사회·문화 발전의 족쇄이다. 군국주의는 제국주의의 그 어떤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으며, 실제적으로 그 모순들을 더 격화시켰을 뿐이다. 


미국과 중국


세계경제가 미국과 중국의 성장에 의해 지탱되고 있지만, 그 경제성장은 완전히 인위적인 것이다. 세계 경제와 그것을 부양하고 있는 국가인 미국은 엄청난 수준의 부채 부담을 안고 있다. 이 거품은 1929년 또는 1990년대의 것보다 더 엄청나다. ?이코노미스트(Economist)?지에 따르면 현재의 거품은 사실 역사상 가장 심각한 것이며, 모든 투기 거품이 그래 왔었던 것처럼 붕괴로 귀결될 것이다. 일본은 부동산 붐이 빠지자 거의 15년 동안 침체에 빠졌다. 세계 상황은 지난 70년의 시기 가운데 최악의 경제위기로 치닫고 있다. 유가 상승이 그것을 촉발할 수도 있다. 이것은 부분적으로 이라크, 이란,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관심을 설명해 준다. 이라크 안정화에 대한 미국의 실패는 유가의 고공행진을 불러왔다. 이라크 상황에 더하여 중국의 소비 증가, 중동 및 나이지리아의 불안정, 베네수엘라 사태 등이 추가되어야 한다. 


지금 중국은 미국 다음의 세계경제 동력이다. 중국은 25년 동안의 개혁 이후, 해외투자 선호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중국은 개혁을 통해 지난 15년 동안 실질 GDP를 매년 9% 넘게 신장시켜 왔다. 중국의 성장 기반은 저임금, 참혹한 노동계급의 생활 및 노동조건이다. 중국의 조건은 엥겔스에 의해 묘사되었던 1842년 당시 영국 노동계급의 조건을 상기시킨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 “팀버랜드(Timberland)” 구두 한 짝은 180달러에 팔린다. 그 구두를 생산하는 중국 공장에는 4,700명의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으며, 그 대다수는 20세 전후의 젊은이들이다. 그들은 매월 약 85달러를 받는다. 공장 자본은 타이완으로부터 온 것이다. 분명히 이 상황은 중국에 입지를 정한 국내·외 투자가들에게 엄청난 이윤을 남길 수 있게 한다.  


일련의 모든 개혁은 스탈린주의적인 관료층에 의해 이루어졌고, 서구로부터의 수백만 달러의 투자를 통해 추진되었다. 그리고 이는 중국을 자본주의의 길로 내몰고 있다. 과거 공식적으로 국가 소유였던 국토는 사유화되었고, 그 비율은 92%에 이른다. 공공기업의 많은 부분도 민영화되었으며, 그에 따라 6천만 명에 이르는 일자리가 사라졌다. GDP의 60%는 민간부문의 손에 달려있는 상태이다. 향후 20년 이상 자본주의 체계가 강력한 성장 시기를 갖는다면, 중국의 자본주의 복귀는 완성될 것이다. 그러나 이는 확실한 일이 아니다. 중국의 엄청난 사회적 모순은 대중적인 불만을 낳고 있으며, 그 불만들은 점점 밖으로 드러나고 있다. 2003년 중국에서는 약 3백만 명의 사람들이 5만8천 건(1993년의 경우는 불과 8,700건 이었다)에 달하는 항의운동에 참가하였는데, 이는 연평균 17%의 상승률이다. 관료층은 중국을 거대한 사회적 폭발로 내몰고 있다. 일단 중국 대중이 움직인다면, 그들을 멈추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다양한 제국주의 세력 사이의 위기와 갈등의 징후는, - 과거 국가 간 균형의 반영이었던 - UN, NATO, WTO 및 EU 등과 같은 과거의 모든 기관들이 현재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자본주의의 위기는 세계시장에서 벌어지는 여러 국가의 부르주아지들 사이의 투쟁을 의미한다. 현재 상태는 암묵적으로 제국주의 블록의 형성과 그 블록간의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그 갈등은 때론 공개적이기도 하고, 다른 경우 잠복되기도 한다. 투쟁의 특정 시기에 약한 제국주의 세력, 또는 버금가는 세력들이 미국과 갈등에 빠지기고 한다. 


맑스주의자들에 따르면 사회를 변혁할 수 있는 유일한 계급은 - 농민, 실업자 등 - 사회의 억압받는 계층들과 동맹한 노동계급뿐이다. 볼리바르 운동의 유일한 진정한 동맹자들은 전 세계 노동자들과 빈민들이다. 어떠한 정부, 또는 북미 제국주의를 대신할 대안적인 제국주의 세력이 결코 운동의 동맹자가 될 수는 없다. 


북미 제국주의의 헤게모니에 대항하는 ‘다극화(multipolarity)’라는 이론은 세계의 억압받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함정이다. 볼리바르 혁명은 중국, 이란, 또는 러시아 등 자국 민중을 억압하는 그 어떤 정부도 신뢰할 수 없다. 러시아의 푸틴 또는 이란 체제와 같은 반동적인 체제, 또는 살인자들 쪽에서의 북미 제국주의 반대는 그들 나라의 억압받는 사람들의 이해에 기반하고 있지 않다. 그 대립은 그들 나라 자본가들과 북미 제국주의 사이의 이익 갈등에 기초한다. 볼리바르 혁명의 유일한 방어책은 다른 국가들로 혁명을 확산시키는 것뿐이다. 


세계 전역의 반전 동원화의 밑바탕에는 이라크 지역에서의 전쟁 반대뿐만 아니라, 노동계급 공격에 대한 사회적인 잠재적 불만이 깔려 있다. 그리고 그 과정은 계속 되고 있다. 이는 자본주의 자체가 개혁될 수 있다거나, 21세기 사회주의는 자본가와 다국적 기업에 대한 몰수 없이도 건설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볼리바르 운동 안의 개혁주의 분파에 주는 하나의 교훈이다. 


사회개혁과 사회적 합의의 고전적인 국가이며 현대 산업과 기술의 국가인 독일조차도 자본가들의 압력에 따라 노동자를 공격하고 개혁을 뒷걸음질 치게 했다. 독일도 이러한데 베네수엘라라고 하다면 자본주의에 기초하여 대중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개혁의 여지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ALBA7는 볼리바르 정부쪽에서 라틴 아메리카의 경제를 보다 공정하고 평등한 기초 위에 통합하기 위한 시도이다. 또한 FTAA(미주자유무역지대)와 MERCOSUR8에 대항하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ALBA의 목표는 모든 국가의 부르주아지에 대한 재산몰수와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비안 지역의 사회주의 동맹의 구축을 통해서만 완수할 수 있다. 그것을 통해 대다수의 이익을 위한 대륙 전체의 경제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난 번 전망분석 문건에서 설명하였던 것처럼, 라틴 아메리카는 혁명의 열기에 차있다. 좌파로의 전환은 전 대륙에 걸친 사회적 동원에서 뿐만이 아니라 선거 국면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북미 제국주의는 이 모두를 철저히 인식하고 있으며, 그것에 대해 어떠한 것도 할 수 없었기에 자리에 앉아 봉기와 대중운동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베네수엘라는 라틴 아메리카 혁명과정의 전위이다. 힘의 균형은 놀랄 정도로 혁명의 편으로 기울어 있다. 미국 제국주의 쪽에서의 가능한 어떤 군사적 개입도 매우 위험한 모험에 그치고 말 것이다. 혁명의 파고가 더 커지고 있는 지금 특히 그러하다. 과거 미 해군이 정박한 후 북미 언론을 향해 “해군이 상륙했고, 상황은 통제 아래 있다”고 알리던 때, 그 때는 이미 지난 세기 초의 일이었을 뿐이다. 그 같은 일은 전 대륙에 걸쳐 수 없이 일어나곤 하였다. 그러나 현 시기는 그 당시와 판이한 차이가 있다.


제국주의 쪽에서 베네수엘라 또는 다른 국가들에 대한 공격행위는 이라크 사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사태를 몰고 올 것이다. 좌파로의 전환은, 지난 25년간 라틴 아메리카를 황폐하게 만들고 대다수의 국민들을 불행에 몰아넣었던 “조정정책(adjustment policies)”의 결과이다. 그렇지만 그 일련의 공격이 지난 후, 이제 대중이 소리치기 시작하였다. “그 정도면 됐어, 이제 그만”, 그리고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리곤 혁명이 시작되었다.      


2부 베네수엘라 경제 

2006년 7월 6일 목요일


최근의 경제 상황


2005년 1/4분기 동안 베네수엘라 GDP는 2004년 동시기 대비 9.3% 증가하였다(www.lanota.com.co). 2004년도에는 이 전 2년간 -18%라고 하는 참혹한 하락 이후 회복기의 시작이었으며, 그 성장률은 23%에 달했다. 


최근 고유가에 따라 볼리바르 정부는 국부를 재분배하고, 미션 및 다른 사회적 프로젝트, 공공사업 등에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면서, 대중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금리 인하, 신용 확대, 대출이자율 인하, 주택 및 기타 제품의 구매 보조, 소비증대를 위한 생필품 보조금 지급 등 많은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당분간 이 같은 조치들은 경제성장을 이끌고 국민들의, 특히 중간계급의 구매력을 증가시킬 것이다. 그리고 적대세력의 패배와 맞물리면서, 최소한 일정 기간 그 조치들은 차베스 정부에 대한 저항의 강도와 적대감을 완화시켜 왔다. 우리는 이를 인정한다. 그러나 그 어떠한 조치라 할지라도 자본주의 아래에서는 해당 문제를 영구히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 그리고 단지 새로운 모순을 불러올 뿐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미션들의 긍정적인 역할을 잘 알고 있기는 하지만, - 차베스 그 자신이 말하듯 - 빈곤층의 비율은 여전히 높다. 그것은 진전과 승리를 영구적으로 추구 하는 혁명에서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인구의 절반이 넘는 1천5백1십만 명이 E범주, 곧 최하소득 등급에 속한다. 주택부족 - 여전히 1백8십만 호 이상의 집이 필요하다 - 은 공식계획처럼 20년이 지난 후에도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올해 12만 호를 짓는다는 계획이었지만, 건설된 주택은 지금까지 기껏 3만 호에 불과했다. 심지어 “바구아다.”[2005년 2월 엄청난 폭우가 내렸던 5일간]와 다른 홍수 및 재난의 희생자들에 대한 거주대책 계획조차 완수되지 못했다. 실업률은 매우 높은 수준을 머물러 있으며, 경제활동인구의 절반 이상이 여전히 지하경제에서 일하고 있다.   


이미 얻은 진전은 새로운 기대를 낳는다. 보건 및 교육 분야를 본다면, 미션들은 의심할 바 없이 그 수준을 한 단계 올려놓았지만, 대중들이 희망하고 필요로 하는 것들을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하다. 즉, 좋은 일자리와 집, 공부할 수 있는 여건, 보다 나은 보건 서비스 등등. 변증법적인 방법으로 대통령 자신의 연설은 그 같은 기대를 반영하고, 또 고무시킨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가 예측하였던 것처럼, 그 같은 사회 계획을 심화·향상시키고 통제하려는 대중의 희망, 그리고 우리의 운동에 제동을 걸고자 하는 관료층 분파들이 행하는 반혁명적인 역할 사이에 모순이 존재한다.   


물론 이는 우리가 자본주의 체계 안에서 살고 있는 한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미션과 같은 혁명적 조치들조차 생존투쟁과 사람에 의한 사람의 착취에 기초하는 계급분할 사회인 자본주의 사회의 압력에 종속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자본가들의 소유물을 몰수하지 않는다면, 부르주아 국가를 혁명적 노동자 국가로 대체하지 않는다면 그럴 수밖에 없다. 부르주아 국가는 자본주의 생산양식 안에 존재하는 모순을 내부에서 재생산한다. 더군다나 혁명적인 일반 대중(노동자 및 대중 운동 일반, 또한 참가자 및 자원봉사자)이 코디네이터(미션 사업의 조정자: 역자)의 선출권과 해임권, 자신들의 권리를 방어할 수 있는 학생노조 및 조직의 결성권 등을 통해 미션을 통제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없다면, 미션과 같은 혁명적인 프로젝트도 관료층과 자본가들에 의해 사보타주 당하거나 부패할 수 있는 위험성이 커진다.  


혁명과정의 발전에서 근본적인 문제, 즉 산업 관리 및 운영에서 석유 노동자의 조직 및  참여의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PDVSA의 내부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 기존 테크노크라트들이 떠나고, 또한 2002년 12월, 2003년 1~2월 경영층의 폐쇄와 맞서 싸우던 동안 발전했던 노동자통제의 요소가 사라진 이후, 새로운 테크노크라트 관료층이 생겨날 조짐이다.9 


석유수입은 보호막과 같이 정부로 하여금 일을 해나갈 수 있는 일정한 여유를 제공한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겠는가? 노동자통제의 부재에 따른 낭비는 중기적으로 수익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가가 일정기간, 최소한 현 수준을 유지하는 한 PDVSA는 공공지출의 확대에 필요한 충분한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개혁주의자들은 유가 상승에 도취되어 있다. 그렇지만 보다 분별력 있는 분석은 베네수엘라 경제에 엄청난 모순이 생겨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모순은 혁명의 발전을 어느 순간 지연시키고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 


자본가들은 국가를 발전시킬 수 없다


베네수엘라 산업가 및 다국적 기업 모두에서 생산적 투자가 없다는 사실은 석유수익의 많은 부분이 교역 적자, 예산 부족을 메우고 국내 수요 성장을 만족시키는 데에 쓰였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공공지출의 대부분은 진행 중인 사회적 프로젝트, 공공사업에 들어간다. 그리고 매우 상당한 부분이 산업가를 지원하고 그들의 투자를 증대시키는 데 사용된다. 국가 수입의 많은 부분이 다른 라틴 아메리카로부터의 상품 수입을 위해 사용된다는 사실은 베네수엘라 자본가의 취약성과 기생성의 징후이다. 베네수엘라 민간부문은 내수, 특히 식품과 같은 기본적인 소비재에 대한 수요조차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문건에서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자본주의 현 상태가 전 세계적인 규모에서 그대로 유지된다면 새로운 부르주아 계급의 발전은 있을 수 없다. 이는 베네수엘라에서 더욱 그러하다. 그것은 기존의 기생적인 부르주아 계급이 변화될 가능성이 없는 것과 동일한 문제이다. 세계 곳곳에서 제국주의적인 다국적기업의 지배가 증대하고, 또한 금융 투기를 위해 생산적 투자를 포기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현재의 자본주의시기에, 그것은 더욱 더 진실이다. 이러한 상황은 자본가들이 지난 5년 넘게 투자를 거부해 온 사실에서 명백하여 진다. 그리고 최근 각종의 보조금을 정부로부터 받으면서도 일자리를 늘리지 못하고 주요 산업 가운데 그 어떤 부문도 발전시키지 못하는 그들의 실패를 본다면, 그것은 아주 분명한 일이다. 


유가가 떨어지기 전이라도 이 같은 모순들이 공개적으로 표출된다면, 베네수엘라 자본주의는 석유수익을 통해 대중의 동원과 급진화를 억제하고 최소한의 안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여유를 얻는 일이 불가능해질 것이다. 이는 혁명과정을 발생시키고 계속 확산시키는 거대한 모순이다. 전 세계적인 자본주의 위기(위기는 전 세계적이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에서는 특히 1980년대 초 이후 명백해졌다)는 경제에 대한 반혁명적인 사보타주와 함께 그 초기형태로 작동하고 있으며, 표면 밑 경제의 기초를 허물고 있다. 친차베스(또는 최소한 차베스를 적대시하지는 않는다)라고 자신을 선언한 ‘베네수엘라 경제인 연합회’(Fedecameras), 그리고 ‘전국산업연합회’(Fedeindustria)와 같은 산업협의체의 언명이 있었지만, 경제성장과 효과적인 네거티브 이자율에도 불구하고(최신 자료에 따르면 연간 인플레이션은 19% 내외, 이자률은 16% 내외이다), 민간부문은 의미 있는 고용증대를 창출하지 않고 있다. 새로 만들어진 20만 개 일자리 중 14만5천 개는 국가에 의한 것이며, 민간부문에 의한 것은 고작 5만5천 개에 불과하다. 민간부문에서 창출된 일자리는 수치상으로도 충분하지 않지만, 그 대부분이 초과착취와 엄청난 고용불안정에 시달리고 있다.


경제단체들(자기 조직을 볼리바르라고 일컫는 단체를 포함)은, 가격 및 환률 통제, 무엇보다도 노동시장의 경직성 때문에 더 이상 투자와 일자리가 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물론 경제인들은 더 많은 ‘지원(help)’, ‘투자 진작’을 위한 조치, 그리고 노동시장 유연화를 정부에 요구한다. 다시 말하면 노동자들에 대한 더 많은 착취와 더 많은 고통을 요구하는 것이다. 


유가가 보기 드물게 빠르게 올랐고, 그리고 2004년 세계 최고의 경제성장이 이루어졌었지만, 경제계는 생산능력의 54%만을 운영하고 있다. GDP에서 민간투자 비율은 통산 10~12% 언저리에 머문다. 1960년대 및 70년대 동안 민간투자 비율은 GDP의 50%를 넘어섰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석유가 중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지만, 그 같은 조건이 부재한 다른 어떤 국가라고 한다면 아마도 총체적인 경제 붕괴에 처했을 것이다. 


자본가들의 투자 기피는 1983년이 지난 뒤 하나의 양상이었다. 물론 모든 혁명 상황에서 발생하였던 것처럼, 투기 및 해외 자본도피와 병행한 투자회피 경향은 차베스 정부에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El Nacional지10에 따르면 총투자비율로서 민간 투자는 차베스 대통령 통치 하에서 평균 13.8%였다. 이는 지난 9차례의 그 어떤 정부에서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El Nacional지에서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Perez Jimenez 아래에서 연평균 16.7%, 첫 번째 CAP(Carlos Andres Perez) 정부에서는 31.5%, Lusinchi 정부(1984~89)에서 19.9%, 두 번째 Caldera 정부(1994~98)에서 17.5%로 하락하더니, 1999년에서 현재까지 최저의 수치를 보이고 있다. 정체, 나아가 몰락을 향해가는 경향, 이는 1973년 이후 세계적 수준에서의 자본주의 체계가 지닌 경향이었다. 특히 베네수엘라에서는 가파른 하락을 보인다. 자본주의 아래서는 베네수엘라 사회에 형성된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그 어떠한 방법도 없다.


3부 정치상황, 노동운동, 그리고 대중운동

2006년 7월 2일 수요일


정치적 효과들


정치적 관점에서 보면, 2부에서 분석된 모든 모순들을 가지고 있는 지금의 경제성장은 다양한 효과를 가져왔다. 그 첫 번째는 혁명과정, 특히 차베스에 대한 지지를 강화시켰다는 점이다. 부르주아와 제국주의 측의 경제적인 보이콧에 직면한 상황에서, 베네수엘라 정부는 석유수익을 통해 동일한 상황에 처했었던 칠레의 아옌데, 니카라과의 산디니스타 때보다 더 많은 비축자금을 확보했다. 베네수엘라의 상황은 미션과 기타 조치 등 2003년 이후 차베스의 사회정책, 그의 연설 등에서 보이는 좌파 선회와 명백히 연계된다. 과두지배 세력에 속한 여론조사원 Datanalisis에 의해 수행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차베스에 대한 지지가 지난 수개월 동안 최고치(70%)에 달했다. 다른 설문조사도 정부의 사회계획에 대하여 비슷한 지지 수준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이러한 지지도는, 경제성장이 신속하고 깊이 있게 대중들의 생활조건을 향상시키지 않는다면 언제나 뒤바뀔 수 있다. 그리고 생활수준의 향상은 거대 은행 및 기업, 다국적 독점기업, 그리고 거대 부동산 소유를 몰수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하다. 부르주아지와 관료층은 비생산적인 방식으로 국가수입 가운데 갈수록 더 많은, 용인할 수 없는 몫을 소비한다. 대중의 기대는 한편으로 자본주의 한계, 또 다른 한편으로는 국가기구 안에 존재하는 관료층, 부패, 비효율성(때론 공개적인 사보타주)과 상충하고 있고, 그것은 전위 분파를 더 조급하게 만들고, 대중 사이에 불만을 만들어낸다.  


혁명투쟁의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가 앞에서 기술하였던 측면에서의 경제성장은 (또한 대중의 자기 확신, 혁명의 진전에 대한 그들의 인식을 강화시켰던 8월 15일과 같은 승리에 의해 형성된 정치상황과 결합되면서) 노동계급의 투쟁을 완화하거나 무력화 하는 효과가 아니라, 노동자들의 회복과 동원을 가져왔다. 경제성장은 해고, 실업에 대한 공포를 감소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 거리에서 당장 대규모의 통일된 운동, 노동계급의 광범한 분출과 투쟁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노동계급의 조직화 및 동원화 수준이 상승하고 있다는 지표들이 존재한다. 앞에서 우리가 분석했던 바와 동일한 성격으로 당분간 지금의 경제성장이 계속된다면, 노동계급은 강화되고 보다 대규모의 전반적인 동원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노동자들의 점증하는 전투성은 노조 결성으로 표현된다. 조직화는 많은 경우 경영진에 대한 노동자들의 초유의 공개적인 도전을 포함한다. 이는 “공동결정(cogestion)”(노동자 공동관리)에 대한 지속적인 토론을 통해 나타나고 있는데, 선진노동자의 요구는 점점 더 대담지고, 노동자 통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우리는 또한 이를 일련의 길고 격렬한 논쟁에서 볼 수 있다. 노동자들이 도달한 결론, 그리고 의식의 급격한 상승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점은 높은 수준의 급진화이다. 우리는 노동계급 가운데 전통적으로 약하고 주변 부문이기조차 했던, 투쟁의 전통이 없었던 비조직 층위에서 동원에 참가하고 있음을 본다. 


이 모든 모습들은 그 자체로 노동계급이 점점 확신을 갖게 되었음을 말해준다. 현재의 경제성장률은, 앞에서 서술한 엄청난 모순을 지닌 채이기는 하겠지만, 최소한 일정 시기 동안은 유지될 것이 거의 분명하다. 이는 다음을 의미한다. 즉, 경제성장이 단기적으로 대중 동원을 더욱 고무시키는 효과를 가져 올 가능성이 높고, 현재 다시 이루어진 노동계급의 각성이 유지되거나 단기적으로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공동관리(Co-management)에 대한 토론


부르주아지는, 현재 상황이 자신들에게 가져다 준 위험을 많은 극좌파보다 더 잘 알고 있다. 극좌파는 실제 몹시 비관적이다. 그들은 공동관리 문제에 대해 주저하고 있다. 그들은 Venepal, CNV 및 그 이후 다른 곳에서 이루어진 공장 몰수의 중요성, 곧 노동계급이 혁명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적, 현실적 가능성을 표현하는 그 전유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한다. 그들은 지주제도에 대한 전쟁에 관하여 가장 중요한 측면을 이해하지 못한 채 비꼬고 무시하듯 이야기 한다. 이 같은 개별적인 과정들 내에 존재하는 구체적인 모순들을 넘어서면, - 우리가 가장 먼저 이 같은 사실들을 강조했듯이 - 그 과정들이 산출한 사회의 착취 받는 계층들의 동원화, 기대라는 더 중요한 사실들이 있다. 자본가(개혁주의자들에 대해서도 동일하다. 그들은 앞에서의 분석처럼 혁명운동에서 부르주아의 압력을 표현할 뿐이다)에 닥친 심각한 진퇴양난 상황은 다음과 같다. 공동관리, 또는 지주제도에 대한 전쟁을 통해 산출된 대중들의 희망은 자본주의 영역 안에서는 그 어느 하나도 충족될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대중들은 계속 체계 밖에서 대안을 찾아 나서게 된다.   


베네수엘라 계급투쟁의 구체적인 조건에서, 더구나 노동계급의 전투성이 상승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부르주아지는 현재 공동관리로 정의되는 것이 노동자통제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그들은 그 같은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고 있다. 우리의 임무는 공동관리를 노동자통제의 방향으로 효과적으로 밀고 나가는 일이다. 그리고 그것에서 출발해서 노동자 국가 건설로 전진해야 한다. 이 목표를 매 순간 마음에 새기면서, 우리는 대중들을 동원할 수 있는 슬로건 및 요구에 입각하여 대중들을 전진시키고, 사회주의를 향한 방향으로 그 요구들을 보다 구체적이고 진전된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기아나(Guayana) 공동관리 회의에 제출된 제안은 몰수한 모든 공장들을 묶을 수 있는 공동관리 방어를 위한 전선(front)을 형성하자는 것이었다. 그 전선은 실제 국가 소유의 모든 기업과 기관들로 확장되어야 한다. 


기존의 병원 및 다른 국가 소유 기업과 기관, 나아가 다양한 정부 부서들에서는 관료층이 일반 대중의 참가를 억제(나아가 완전한 제거)하면서, 반노동계급, 반노조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혁명과정에 동참하고 있는 선진 노동자들은 바로 그 같은 시도들에 대해 동일한 전쟁을 수행 중이다. ‘Caricuao 민중병원’이 그 한 사례이다. 그 병원에서는 8명의 동지들이 볼리바르 노조를 결성하고 더 나은 고용조건을 요구하였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했다. 그들은 모두 4가지 형태의 서로 다른 영구재직 지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고되었다. 이와 같은 조치는 자본가들의 전형적인 방책이며, 혁명과 정의를 기치로 건 민중병원과 같은 프로젝트에서는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 조치에 대응하여 혁명가들은, 선출된 소환 가능한 노동자 대표들이 병원경영위원회에서 다수를 차지해야 한다고 요구해야 한다. 


노동자 투쟁의 성장은 혁명과정의 당면한 미래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착취 받는 대중의 광범한 층위에서 나타나고 있는 개혁주의 및 관료층의 정책에 대한 문제제기의 확산과 부합하기 때문이다. 뜨로츠키가 말하였던 바와 같이 대중들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할 수 있지만, 그것은 일정 시점까지만 맞는 말이다.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대중들은, 감수했던 자신의 희생이 애쓸 가치가 있었으며, 자신들의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하였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지금에 이르기까지 혁명운동의 주된 약점 중의 하나는, 노동운동이 투쟁의 선두에 서서 사회의 착취 받는 계층들을 자신들의 구호아래 운집시키지 못해 왔다는 데 있다. 맑스의 설명처럼, 노동계급은 자본주의 생산양식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착취 받는 모든 계층의 투쟁을 통일시키고 새로운 혁명국가를 형성할 수 있는 영구적인 조직을 발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계급이다. 노동계급은 새로운 무계급 사회 건설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집단적이고 사회주의적인 투쟁방식과 의식을 발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계급이다. 


프롤레타리아는 동일한 조건(임금, 시간, 공동 규율)에 종속되어, 그들을 착취하는 동일한 적, 경영자를 대면하면서 작업장에 모여 있다. 더구나 그들은 생활조건 향상투쟁을 통해 자신들의 역량을 깨닫게 된다. 프롤레타리아는 경험을 통해, 자신들이 생산을 멈춘다면, 개별 자본가 나아가 전체 자본가 계급을 누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그들은, 노동자들이 조직된다면, 생산을 통제하고 조직할 수 있다는 것을 또한 발견한다. 노동계급이 자연스럽게 발전시키는 투쟁방법은 파업행위, 조직되고 집단적인 동원, 그리고 특히 대중집회이다. 각각의 노동자가 개별적으로 싸울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노동자의 운명은 다른 모든 동지들의 운명과 묶여 있다. 노동자들은 그들의 투쟁을 집단적으로 조직하고, 투쟁의 전개 여부에 대해 집단적으로 결정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과업을 공유하고, 투쟁의 모든 측면을 점검하기 위해, 또한 향후 진로를 집단적으로 결정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만날 필요가 있다. 


대중동원을 통해 군대를 물리쳤던 2002년 4월 12~13일처럼, 대중운동은 엄청난 혁명적인 역할을 해낼 수 있다. 그 대중동원에는 노동계급도 참가했다. 그러나 그것은 노동계급 자신들만의 방법과 목적 아래 독자적 역할을 수행한 것이 아니라, 대중의 폭발적이고 자발적이며 비조직화된 운동의 한 부분으로 개입한 것이었다. 이를 통해 일반 대중운동(popular movement)의 엄청난 투쟁 역량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계급 성격상 일반 대중에 기반한 운동은 언제나 폭발적이고, 저발전 상태에서, 비조직화되는 경향이 있다. 그 같은 운동이 정기적 모임을 열고, 계획된 프로그램을 전개하며, 운동에 명확한 리더십을 세우고, 낡은 부르주아 국가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혁명국가의 맹아로서 봉사하는 이중권력 기구를 창출할 수 있는 안정적인 구조를 형성하기란 매우 어렵다.


UBE(선거투쟁단위, Electoral Battle Units)가 만들어졌을 때, 그리고 그 기구가 영구적인 혁명의회를 조직하고자 했을 때, 그 취약점이 매우 명확하게 드러났다. 노동계급 지역에서의 운동은 그 한 부분에 노동계급이 있었지만, 그 밖에도 가정주부, 실업자, 노점상 등이 참가했다. 어떤 때는 후자들의 숫자가 더 많았다. 그 부문들의 참가는 혁명의 승리에서 결정적이었다. 실업자, 노점상, 나아가 비공식 부문에서 일하는 기타 계층(택시운전사, 자가용 운전사 등)은 가혹하게 착취당하고 있으며, 매우 급진화하면서 결집되었다. 그렇지만 그들은 프롤레타리아의 경우처럼 조직화되지 않았고, 집합적이지도 않았으며, 자본주의 생산에 의해 규율되지도 않았다. 심지어 그들 다수는 정규적인 노동일과, 또는 안정적인 노동조건 및 생활조건을 확보하고 있지 못했다. 이들 계층이 택한 가장 일반적인 투쟁 형태는 급작스럽고 폭발적인 분출 또는 폭동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안정적인 조직구조를 형성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일반 대중운동 가운데 극빈계층은 보조금 지급, 아니면 혁명사업 또는 사회복지 프로그램에 자신들을 포함시켜 주는 이런저런 관료들에 의해 상대적으로 쉽게 조종당할 수 있다.  


지난번 혁명전망 문건에서 예측하였던 바대로, 볼리바르 운동 내 계급모순은 필연적으로 UNT(베네수엘라 전국노조)로 흘러들어올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이 UNT 가맹한 각 노조 안에 명확히 정의될 수 있는 지속성 있는 좌파, 우파의 형태로까지 분명히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이미 많은 노조, 나아가 UNT 자체의 전국조정위원회 내에서도 좌우파의 윤곽을 볼 수 있다. UNT 내 CMR 지지자들은, 우리의 사회주의 이행강령을 제출하고 조직 창설 시점부터 발전시켜온 방법과 전술을 활용하면서, 좌파에 합류해야 한다. 우리는 방법들을 제안해 왔고, 그 방법들은 Venepal과 CNV와 같은 곳의 투쟁에서 (최소한 부분적으로) 채택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실제 그 방법들이 볼리바르 운동의 일반 대중과 선진 노동자를 함께 결합시키고, 자본가와 관료층의 계획을 무산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노동자 투쟁이 가능한 것보다 강력하고 광범위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 중의 하나는 - 앞에서 분석하였던 한 측면인 - 그 같은 목적을 수행할 수 있는 강령과 방법을 가진 노동계급의 정치적 리더십이 계속 부재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지난번 혁명전망 문건을 통해 구체적으로 분석하였다. 결국 그 같은 취약점들은 한편으로는 차베스와 대중, 다른 한편으로는 볼리바르 운동의 일반 대중과 노동계급의 선진층 사이의 관계에 대한 변증법적 이해의 부재로부터 주로 비롯된다.   


4부 개혁과 혁명 사이에서 투쟁

2006년 10월 18일 수요일


우리가 혁명과정에서 조만간 통과하게 될 단계는 모든 혁명들에서 공통된 것이다. 반혁명이 완전히 패퇴한 것으로 비추어지는,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혁명과 함께 하며 같은 방향으로 전진하고 있다는 감상에 젖는 도취감의 시기 이후, 볼리바르 운동에서 그러하였던 것처럼, 혁명운동 자체에서 계급모순이 생겨나고 격화되기 시작한다. 혁명을 계속 진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내리는 혁명 활동가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적이 약화되고 분할된 현 시기는 혁명을 늦추거나 주저할 때가 아니라, 오히려 혁명을 가속화하여 그 끝을 맺게 할 때이다. 그렇지만 혁명전위와 대중의 분파들이 혁명을 밀고 나가는 데 불가결하다고 생각하는 조치들을 취하고자 할 때, 그들은 저항에 부딪친다. 그 저항은 그 조치들을 전면적으로 반대하는 많은 지도자들로부터의 공개적인 반대를 포함한다. 문제에 대한 진정한 해결이 지연될수록, 국가 관료 및 혁명 지도부의 개혁주의 세력이 혁명과정을 더욱 더디게 만들수록, 혁명운동에서 가장 선진적인 분파들은 더욱 성급해지고 불안해진다.  


일반적으로 대중 사이의 지배적인 분위기는 여전히 향후 계획에 대한 차베스 대통령의 제안을 기다려 보자는 것이다.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경제·사회적인 불평등, 실업, 주택부족 등의 사회적인 병폐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사실에 의해 촉발된 분노가 그러한 것처럼, 관료층의 실제 행동에 대한 대중들의 불만은 계속 커지고 있다. 그렇지만 현재, 최소한 혁명과정을 지지하는 대다수의 대중들 사이에서 그 불만감은 아직 표면 아래에 있다. 이 같은 대중 상태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 혁명 투사들은 일상 활동에서 주로 선진 노동자와 활동가만을 만나기 때문이다. 그 부분들은 운동 안에서 언제나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은 혁명조직 건설에서 핵심적인 부분이지만, 그러나 우리는 그 선진층 안에서 분위기와 보다 광범위한 대중들 속에서의 분위기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과거 혁명조직들은 그 같은 오류를 범했고, 그로 인해 예외적으로 호조건이었던 혁명 상황이 가져다 준 기회를 잃어버렸다. 노조 활동가, 청소년, 그리고 대중운동 구성원들은 전체적으로 매우 앞선 결론에 도달하고 있고, 맑스주의 사고에 대해서도 완전히 개방적이다. 그러나 (때론 실의에 가까울 정도로) 그들의 조바심은 더 크다. 


그 투사들과 일을 헤쳐 나가는 것은 물론 가능하다. 그러나 그것을 성취하는 방법은 우리가 그들의 실의감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인내심을 갖고 확고하게 맑스주의 사상과 방법을 설명하는 데 있다. 우리는 혁명의 결정적인 시점에 와 있다. 맑스주의자의 주된 임무는 선진층을 조직하고, 올바른 프로그램과 방법으로 그들을 중핵그룹으로 교육시키는 데 있다. 그렇게 한다면, 그들이 볼리바르 운동에서 개혁주의자들에 맞선 대안적인 리더십을 준비하고, 볼리바르 대중들을 맑스주의 사상에 동의하게 만들 수 있다. 우리는 기회주의 및 극좌파 양자의 위험을 물리쳐야 한다. 


한편으로 챠베스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노동자들을 공격할 수 없는 그런 사회혁명 국가가 존재한다고 선언한다. 그러나 그는 관료제나 부패의 기미를 보이는 기관들에 대해 저항하고 시위운동을 전개하는 사회주의 투쟁을 지속적으로 요구한다. 그는 폴라 사일로스(Polar silos)처럼 새로운 몰수를 실행하고, 하인즈(Heinz)를 인수하는 것과 같은 다양한 기타 조치들을 요구한다. 다른 한편 국회위원, 주지사, 의심스런 지방단체장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 또는 반노동자 행위로 유명한 다양한 사용자들과 함께 하는 회합을 볼 때, 모든 층위의 활동가들은 혼란 속에 의혹을 품으며 불편해 한다. 우리는 이 같은 모순을 다른 시기에도 보아왔다. 결론적으로 그 모순들은 혁명과정에 존재하는 상이한 계급압력을 반영한다. 만약 우리가, 다음 단계의 계급투쟁이 진정 어떤 방향으로 나갈 것인지 따져보면서 그에 따른 우리의 성공적인 개입을 준비하는 대신, 그냥 각각의 모순이 만들어내는 순간적인 느낌에 우리를 맡겨 좌충우돌 한다면, 우리는 개별 사건만을 쫓으며 희망과 환멸 사이를 오락가락 하고, 맑스주의 분석을 감상주의로 대체하게 될 것이다. 위대한 철학자 바루크 스피노자의 언명처럼 “웃지도 말고, 울지도 마라”, “단지, 이해하라.”


차베스와 대중


다른 문건을 통해 설명한 바와 같이, 차베스와 대중 간의 관계는 변증법적이며 모순적이다. 혁명 활동가들이 그 관계를 파악하지 못하다면, 그 복잡한 과정에 대해 쉽사리 혼란을 겪을 수 있다. 차베스의 연설과 정치적 행위를 결정하는 것은 그의 머릿속에 있는 어떤 미리 정리된 계획, 또는 확정된 아이디어가 아니다. 그것은 서로 항상적인 투쟁을 벌이며 작동하고 있는 경제, 사회, 정치적인 힘들을 따른다. 차베스의 엄청난 위엄과 권위는, 그가 대중들의 희망을 인격화한, 대중들의 정치적인 삶을 일깨운 지도자라는 사실 때문이다. 대중들은 자본주의 아래에서 견딘 고통에 대한 대안을 찾아 수년을 보냈으며, 그 동안 베네수엘라의 좌파 지도자들은 대중에게 그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던 것이다. 우리 맑스주의자들의 예측처럼, 차베스의 민주적이며 전국적인 개혁은 위기에 빠진 자본주의 체계, 그리고 어떠한 양보의 여지도 없는 부르주아지 및 제국주의와 불가피하게 충돌하였다. 이에 따라 혁명과정은 몇 번이고 좌파 쪽으로 움직였다. 차베스 쪽에서는 지배계급과 대화하며 합의를 도출하려고 갖은 시도를 다하였다. 그렇지만 그 시도는 부르주아지의 중요 분파 및 제국주의와 부딪쳤다. 차베스 측은 자본주의에 대해 점차 더 비판적으로 언급하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차베스는 제국주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제국주의가 실제적으로 거의 모든 국가에 강요했던 사유화 및 사회적 지출 삭감이라는 일관된 정책의 적용을 거부했다. 이는 제국주의 및 부르주아지가 공개적인 반혁명을 통해 그를 권력으로부터 제거하려 할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차베스의 거부는 동시에 대중 속에서 그에 대한 신뢰를 또한 강화한다. 대중들의 절대적인, 의심할 바 없는 지지를 누리는 지도자인 차베스는 이런저런 많은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혁명을 배반할 수도 있었다. 그랬다면 그는 황금빛 퇴임 보장이라는 보상을 받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그의 선택은 새로운 제헌의회 요구, 신헌법 제안, 수권법 통과 등이었다. 그의 진로는 한계를 갖고 있지만, 제국주의와 부르주아지 권력에 대한 도전을 보여준다. 비록 약간의 진퇴는 있었지만, 차베스가 베네수엘라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성실히 찾아왔다는 것이 제국주의자들의 판단이었다. 제국주의자들은 자신들의 계획 추진을 위해 믿고 맡길 만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같은 이유에서 그들은 차베스를 끌어내리기 위한 공개적인 공격을 가했으며, 이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바이다. 대중들 또한 대통령이 자신들에 대한 헌신을 충실히 지키려 한다는 판단을 내리고, 자신들과 차베스간의 결속을 공고히 했다. 지배계급의 견지에서 차베스의 주요 범죄는 다음과 같다. 그가 대중에게 혁명에 관해 이야기 했다는 사실, 그리고 대중들 사이에 혁명운동을 자극하는 구체적 행동을 취했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이 같은 발전이 이루어졌지만, 우리는 볼리바르 운동 안에서 매우 영향력 있는 위치를 점한 채, 운동을 우경화하기 위해 명확한 압력을 가하는 분파들을 볼 수 있다. 그 분파들은 대중들을 불신하며, 사회주의를 신뢰하지 않고, 자본주의를 가능한 유일한 체계라고 여전히 믿고 있다. 그들은 운동 안에서 다소 의식적이며 직접적으로 부르주아지 및 제국주의의 압력을 표현한다. 현재 그들은 자신들의 모든 제안들을 “혁명적인” 언사로 치장 한다 (그리고 세력 관계가 강제하는 한, 그들은 계속 그렇게 할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진정한 생각을 아직까지는 감히 공개적이며 분명한 방식으로 밝히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그들의 모든 행동은 대중들의 참여와 투쟁을 완화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있으며, 대중의 힘에 대한 대중 자신들의 확신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대립하는 계급 압력 사이의 충돌은 명백해질 것이다. 이는 조만간 차베스에게 분명한 양자택일을 강제할 것이다. 관료층 안의 우익 세력들과 공개적으로 맞서면서, 혁명을 결정적으로 진전시킬 조치들을 취하기 위해 대중의 지지를 획득할 것인가, 아니면 차베스가 운동의 좌·우파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하겠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좌우 양쪽에 대한 지지 상실을 가속화시키는 쪽으로 나갈 것인가의 선택이 그것이다. 후자의 선택은 지배계급을 유리하게 만들고, 그들로 하여금 차베스에 대한 공격의 여지를 주면서, “그를 끝장나게” 만들 수 있게 할 것이다. 


그 전개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지배적인 경향은 차베스를 좌파로 향하게 하는 것이었다. 개혁과 혁명 사이의 투쟁은 맑스주의의 선전 선동에 유리한 상황에서 전개되고 있으며, 그 상황은 우리의 예측보다 더 나은 조건이다. 우리가 이 같은 발전을 예측한 바 있지만, 당시는 지금과 전혀 다른 상황이었다. 그때 차베스는 사회주의에 대해 우호적인 발언을 하지 않았었고, 전반적인 토론에 의해 고양되어 있던 노동계급도 이후 ALCASA 또는 메이데이 시위11에서 보여주었던 바와 같이 힘을 지닌 세력으로 떠오르지 않고 있었다. 당시 차베스는, 혁명이란 사회주의가 아니라 인본주의라고 말하고 있었다. 몰수도 현안이 아니었으며, Invepal이 몰수되었을 때에도 그것은 하나의 예외로 받아들여졌다. 그렇지만 수개월이 지난 후, 차베스는 그것을 새로운 생산 모델로 제시했고, Invepal를 만들기 위해 CNV를 몰수했다. 


맑스주의와 분파주의


베네수엘라 상황에서 맑스주의자들이 가장 주목할 점은, 사회주의에 대한 차베스의 제안이 모순적이며 혼란스럽다는 점이 아니라, 오늘날 진전된 듯 보이지만 이내 후퇴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전국적, 국제적 수준에서의 맥락을 고려하면 절대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다. 스탈린주의의 붕괴, 사회주의 사상을 부정하는 지난 수년간의 캠페인, “자본주의는 가장 덜 나쁜 체계”, “자본주의는 유일한 가능한 체계” 등으로 요약되는 맥락이 그것이다. 차베스의 특성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차베스는 완성된 계획, 명확한 혁명 프로그램을 가지고 혁명 사건들에 개입하는 맑스주의자가 아니며, 대중들을 반영하고 동시에 고무시키는 대중과의 변화하는 관계를 유지하는 그 어떤 사람으로서의 혁명 지도자이다. 차베스는 그 자신의 최대 승리 가운데 하나, 곧 자신에게 더 큰 정치적 안정을 주는 승리를 인식하였을 때, 몰수와 사회주의에 대한 제안을 내놓았다. 놀라운 점은, 반대진영이 동원 능력을 상실한 바로 그때, 차베스의 제안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그 때는 경제 성장률이 최대치를 달성한 시기였으며, 또한 대통령 주위의 개혁주의적인 지도부들 대부분이 도취감에 빠져 혁명을 완화하고 과두체제 및 제국주의와 협상하자는 쪽으로 방향을 잡자고 제안하기 시작한 시점과도 일치한다. 당시 이론적으로는 혁명을 늦추는 쪽이 더 유리했었지만, 차베스는 자신의 언어를 급진화하기로 결정했고, 사회주의를 혁명의 목표로 선포했다. 이는 개혁주의 지도자들을 경악하게 만들었고, 대중들을 고무시켰다. 이 같은 일들은 자본주의 위기의 깊이, 그리고 베네수엘라 사회에 존재하는 혁명 잠재력의 징후들이다. 


분파주의 및 형식주의자들은 미리 정의된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도 유효한 범주를 가지고 과정, 지도자, 조직 각각을 협소하게 분석하는 경향이 있다. 그 집단들 또한 활동가들의 조바심을 감지한다. 그렇지만 그들은 활동가들에게 볼리바르 운동에서 기층의 지지를 획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차베스와 단절해서 “대중을 속이는 차베스의 정체를 대중 앞에서 폭로하라”고 요구한다. 그들은 차베스를 “부르주아”라고 성격지우고, “차베스주의(Chavismo)”와 단절하라고 요구한다. 차베스를 “부르주아 운동”의 지도자라고 비난하면서, 그에 맞서는 대중적 사회주의 운동의 건설을 요구한다. 우리는 분명해야만 한다. 맑스주의 관점에서 이 같은 모든 성격 부여는 완전히 오류일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그 현상에 대한 변증법적인 본질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없는 추상이다. 그 같은 사고는 노동계급, 대중운동 및 청소년의 중대한 부분에서 그들을 옹호하는 사람들을 단지 고립, 주변화시키는 결과만을 낳을 수 있다. 그 같은 사고를 적용시키려는 사람들은 그 누구든 현실 사건의 방관자가 될 것이다. 차베스주의 및 볼리바르 운동의 밖에서 혁명적인 대중운동을 발전시킬 가능성이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려는 그 어떠한 시도도 다수의 대중으로부터 주요한 혁명 세력을 분리시키고 말 것이다.        


우리는 혁명과정의 발전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한 다음, 전위 가운데 중요한 위치를 점하기 시작했던 많은 혁명조직의 사례를 역사 속에서 찾을 수 있다. 그 혁명조직들은 대중 분파 안에서 중요한 영향력을 가졌을지는 모르지만, 현재 우리의 베네수엘라와 경과하고 있는 것과 같은, 그런 상황의 압력을 이해하지 않고 또한 저항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실패했다. 결국 그 조직들은 대중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었다. 맑스주의의 고전적인 저작들은 언제나 다음과 같은 사상을 주장한다. 즉, 현재 혁명가들에게 분명한 것이 대중에게는 명확하지 않을 수 있다. 더구나 대중들과 어떻게 함께 경험할 것이지, 그 경험을 설명하기 위해 어떻게 동일한 언어를 찾을 것이지 알 필요가 있다.  


1930년대 영국에서 일단의 노조 지도자들 및 의회 좌파 구성원들이 독립노동당(Independent Labour Party)을 결성하기로 결정했다. 대중 동원의 고양이라는 압박, 노동당의 친부르주아 정책과 그들의 희망 사이의 충돌로부터 오는 압력에 따른 결정이었다. ILP에는 10만 명의 활동가들, 의회의 다양한 구성원들, 유명한 노조 지도자들이 모여 있었다. 그렇지만 뜨로츠키는 그들에게 전위와 대중을 분리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뜨로츠키는 ILP를 종파로 칭했다. ILP는 10만 명의 노동자들을 결집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개혁주의적인 관료층의 리더십 아래에 있던 노동당에는 수백만 명의 노동자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지도자들에 대해 비판하는 경우도 많았고, 또한 사회주의로 나아가는 대신 자본주의와 협약을 맺을 것을 주장하는 지도부에 대해서도 납득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노동당에 남은 노동자들은 그 지도부를 배신자로 판단하지는 않고 있었다. 어쨌든 그들은 ILP를 노동당에 대한 대안으로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 노동자들은 계속해서 노동당에 표를 던졌고, 노동자들이 움직일 때는 노동당을 통해서 그렇게 하였다. 맑스주의자들은 노동자들에게 우리의 프로그램, 방법, 사상이 승리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해야만 한다. 현재의 투쟁단계에서 근본적인 과업은 개혁주의 리더십으로부터 대중들을 떼어내고, 그들을 맑스주의 프로그램에 끌어들이는 것이다. 이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혁명 지도자들이 대중들과 타 조직의 지도자들을 이끌 방법, 전술, 슬로건이다.  


통일 전선


레닌과 뜨로츠키는 흔히 개혁주의, 좌파 또는 중앙파(중앙파는 계급투쟁의 압력 아래에서 개혁주의와 맑스주의 사이에서 혼란되고 모순된 방식으로 좌충우돌하는 경향을 말한다) 사상에 따르는 조직 및 대중운동의 기층 대중으로부터 맑스주의 프로그램에 대한 동의를 획득하기 위하여, 우리 맑스주의자들이 혁명 상황에서 사용해야만 하는 전술 및 방법을 개발하였다.     


그 전술이 통일전선 전술이었으며, 그것은 개혁주의 (또는 중앙파) 지도부에 공동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함께 투쟁하자고 지속적으로 제안하고 요구하는 일이다. 맑스주의자는 자신들의 혁명 프로그램을 제안하려 할 것이다. 개혁주의 지도자들은 일반적으로 그 제안을 무시하거나 거부한다. 그러나 그 같은 방식으로 맑스주의자들은 혁명 슬로건에 대한 논쟁을 벌일 수 있었고, 자신들의 출판을 통해 그 슬로건을 방어하고, 그들이 할 수 있는 곳에서 그것을 적용할 수 있었다. 어쨌든 연대 행동, 행진, 캠페인에 대해 합의할 수 있거나,  통일 조직을 건설할 수 있을 때, 맑스주의자는 그것을 달성하려고 애써야 하며 분파주의적인 방식으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 


물론 대다수 노동계급 조직들의 지도자들이 투쟁을 요구하거나 또는 운동을 전개하자는 제안을 하였을 경우, 레닌과 뜨로츠키는 방관자적으로 비판하거나 또는 제안된 계획의 모순을 하나하나 논증하기 위해 지식인적인 독선적 태도를 갖는 입장을 취하지 않았다. 그들은 먼저 계획이나 프로그램의 가장 긍정적인 측면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시작한 다음, 가장 가능성 높은 전술을 가지고 그것을 비판하면서 그 단점과 모순을 지적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좌파, 중앙파 또는 개혁주의의 각 지도자들이 취할 수 있는 진보적인 행보를 현실로 옮기기 위한 제안을 하고, 가능한 한 그것을 달성하고자 애썼을 것이다. 혁명에서 소수파 시기 볼세비키의 주요 슬로건은 “개혁주의 타도”가 아니라 “모든 권력으로 소비에트로”였다. 그것은 개혁주의자들에게 권력을 잡도록 하고, 볼세비키가 대중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그 실제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개혁주의자들에게 요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혁명가들이 그 같은 모순들 가운데에서 자신의 활동방식을 정하는 데 실패하고, 개혁주의 관료층이 그 혁명가들을 상대적으로 쉽게 대중으로부터 고립시킬 수 있었던 사례는 다른 혁명 상황에서도 찾을 수 있다. 1934년 스페인 혁명시기 동안 공산주의 좌파(Communist Left)의 뜨로츠키주의 지도부는 사회주의 청년(the Socialist Youth)을 개혁주의 조직이라고 주장하면서 참가를 거부했다. 그들은 반자본주의 대안을 찾는 혼란스럽고 모순적인 도정에 있었던 수백만의 기층 사회주의자들을 향해 수백 명 정도였던 자신들의 그룹에 가입하라는 추상적인 호소를 하면서, 주변부에 남아있는 쪽을 택했다. 물론 대중들은 그 요구를 무시했고, 마침내 스탈린주의자들이 스페인 혁명의 핵심적인 청년조직이었던 사회주의 청년동맹(Unified Socialist Youth, USY)의 지도부를 장악하고 말았다.  


선거와 볼리바르 운동의 내부 편차


대안을 향한 볼리바르 운동에서 관료층에 비판적이거나 투사로 보이는, 또는 사회주의 사상을 지닌 후보들에 대한 선거 지원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대중의 좌파 선회를 보여주는 하나의 징후이다. 의회선거, 연방 자치단체 선거에서 PCV, MoBaRe 또는 Tupa와 같은 그룹들은 여전히 소규모이기는 하지만 그 성장세는 확실하며, 대중들의 가장 선진적인 부분이 개혁주의와 관료층에 대항하는 프로그램과 지도부를 찾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개혁과 혁명의 사이의 투쟁이 격화되기 시작하면(또한 이는 필연적이다), 그 투쟁은 모든 조직 내부로 옮겨가면서 대중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아직 볼리바르 운동 안의 내적인 차이는 분리되고 결집된 좌파, 우파로 명확히 표현되지는 않는다. 이는 전반적인 운동의 내부, 그리고 특히 주요 조직(MVR12) 안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내부 분화는 과거 다른 혁명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하였다. 운동 내부에서 모순이 증대한다는 사실은, 그 초기단계에서조차도 투쟁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나중에 구체적으로 살펴보게 될) 국가 기구를 포함하여 정부 그 자체 내부에서도 그 모순이 표현될 것이다.  


MVR 외부의 혁명적인 분파들이 당의 기층 수준에서 동지적이며 우호적인 방법을 택하지 않는다면, 그래서 그 정당들을 동질적인, “개혁주의적”, “관료적” 블럭이라고 몰면서 MVR, PPT을 반대하는 태도로 빠져들게 된다면, 개혁주의 및 관료층 지도자들은 볼리바르 운동의 - 그들이 MVR 깃발의 뒤에 있는 유권자, 또는 투사이건 관계없이 - 기층으로부터 선진 활동가 층을 분리시키는 데 성공하게 될 것이다. 이는 MVR 내부 모순이 다음 시기 더 심화될 것이 불가피한 현 시점에서 특히 위험한 일일 것이다. 그 같은 상황에서 기층과 선진층의 분리는 더욱 많은 수의 구성원들을 포함하게 될 것이다. 정당, 특히 MVR 다수파의 기층부문 역시 혁명적인 결론을 내리고 있는 중이다. 차베스의 담론에 자극받은 그들은 사회주의 사상에 더욱 개방적이다. 맑스주의자들의 근본적인 과업 가운데 하나는 기층부문이 방향을 잃고 흩어지는 것을 막아내는 일이다. 우리는 한 부문이 사기가 꺾기고, 또 다른 부문은 실의와 좌절에 빠지는 그 출혈을 모두 피해야 한다. 우리는 그 기층 구성원의 대다수를 진정한 맑스주의 정책에 끌어들여야 한다. 


옮긴이 : 강석재 

  1. 이 글은 베네수엘라의 ‘혁명적 맑스주의 흐름’(CMR, Corriente Marxista Revolucionaria)의 기관지 ?El Militant?에 실린 글을 영역본을 통해 다시 옮긴 것이다. 스페인어로 쓰여진 원문은 CMR의 웹사이트( http://venezuela.elmilitante.org)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우리말 번역을 위해 사용한 영역본은 International Marxist Tendency(IMT)의 웹사이트인 In Defence of Marxism(http://www.marxist.com)에 올려져 있다. Alan Woods, Ted Grant 등이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IMT는, 그간 제4인터내셔널의 오류를 비판하면서 ‘대중 조직(mass organisations)’을 강조하는 뜨로츠키주의 계열의 맑스주의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Alan Woods는 1992년 Committee for a Marxist International(2006년 현재의 IMT로 명칭 변경)를 조직하였고, 현재 IMT의 의장인 동시에 Socialist Appeal, In Defence of Marxism의 편집인을 맡고 있다. IMT는 남미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베네수엘라의 ‘혁명적 맑스주의 흐름’(CMR)도 그 조류와 함께 한다. CMR은 베네수엘라 혁명과정에서 국유화 및 노동자통제를 이슈로 제기하면서, Venepal과 CNV 투쟁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각주를 포함하여 아래의 모든 각주들은 번역자의 것이다. [본문으로]
  2. 2004년 8월 15일 베네수엘라 대통령 소환 국민투표를 통한 차베스의 재신임을 의미한다. 이는 2000년 이후 차베스의 사회개혁 정책(‘볼리바르 혁명’)에 대한 대중적인 판단이었던 동시에, 쿠데타, 파업, 국민투표 등으로 전술을 바꿔왔던 반혁명 세력에 대한 베네수엘라 민중의 심판이기도 하였다. [본문으로]
  3. ‘산타 이네스 전투’(the Battle of Santa Ines)는 원래 19세기 중반 베네수엘라 내전을 종결시켰던 전쟁에서 비롯된 말이다. 그러나 차베스는 대통령 재선을 위한 캠패인에서 이 용어를 사용하였다. [본문으로]
  4. Invepal은 과거 개인기업 형태의 Venepal라는 제지회사였다. Venepal에서는 2003년 이후 기업주의 연이어 공장 폐쇄에 대해 노동자들이 저항하면서 공장을 접수, 가동하기도 하였다. 차베스 정부는 2005년 1월 회사를 국유화하여, Invepal로 재건한다. 밸브를 생산하는 회사인 CNV도 소유주의 공장폐쇄 및 체불임금 지급 거부, 노동자들의 저항과 점유, 노동자들에 의한 생산 투쟁 등의 과정을 밟아왔다. 2005년 4월 정부는 CNV를 국유화하고, Inveval로 재설립한다. 현재 양 회사 모두 정부가 51%, 노동조합이 49%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노동자 선출 대표와 정부 파견 경영진이 공동으로 회사를 경영한다. [본문으로]
  5. 베네수에라에서 기업의 국유화는 일반적으로 몰수(expropriation)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보상 없는 압류 또는 부채 동결과 같은 전통적인 강제 몰수방식과는 다르다. 이는 사적자본에 대한 몰수가 국회의결 및 보상지불을 조건으로 해야 한다는 볼리바르 헌법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본문으로]
  6. 미션(mission, 스페인어로는 mision)은 석유수익으로 재정을 마련하여 국가 관료층의 통제 밖에서 보건, 교육, 그밖에 다른 복지를 제공하는 지역센터(또는 그 사업)를 말한다. 미션은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주요 사업은 ①지역 의료·보건 분야의 ‘미션 바리오 아덴트로’(Mision Bario Adentro), ②빈민의 식품 구입을 지원하는 ‘미션 메르칼’(Mision Mercal), ③자원활동가들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읽고 쓰는 것을 가르치는 ‘미션 로빈손 I’(Mision Robinson I), ④초등교육 실시 및 읽고 쓰는 능력을 가르치는 ‘미션 로빈손 II’(Mision Robinson II), ⑤고등학교 교육 후 졸업자격을 부여하는 ‘미션 리바스’ (Mision Ribas), ⑥고등학교 졸업자나 동등 이상의 자격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고등교육 프로그램인 ‘미션 수크레’(Mision Sucre), ⑦공동체적 토지소유와 지방의 가난한 사람들이나 원주민들의 인권을 회복하기 위한 ‘미션 과이카이푸로’(Misiones Guicaipuro) 및 집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공공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조력하는 ‘미션 하비타트’(Misiones Habitat), ⑧인민과 정부 간의 협동조합 프로그램으로서, 사회적․경제적으로 국가를 변형시키려는 ‘미션 부엘반 카라스’(Mision Vuelvan Caras) 등이 있다. [본문으로]
  7.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비안을 위한 볼리바르적 대안’ 또는 ‘범아메리카를 위한 볼리바르적 대안’을 말한다. ALBA는 스페인어 ‘Alternativa Bolivariana para las Américas’의 약자이며, 영어번역으로 ‘the Bolivarian Alternative for Latin America and the Caribbean’, 또는 ‘Bolivarian Alternative for the Americas’를 사용한다. [본문으로]
  8. ‘남미공동시장’을 말하는 것으로, 스페인어 ‘Mercado Comun del Sur’의 약자이다. [본문으로]
  9. PDVSA는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이다. 베네수엘라는 정권 및 관료, 이에 유착한 소수 자본가들이 커넥션을 형성하여 석유 수익을 독식하는 과두체제, 즉 국가 체제 전반이 석유 이권을 둘러싸고 운영되는 이른바 '석유-국가 체제'였다. 그러한 ‘석유-국가 체제’의 주요한 기반은 PDVSA였다고 볼 수 있다. 차베스 정부는 1999년 신헌법을 통해 PDVSA를 국유화한다. PDVSA에서는 2002~2003년 자본파업을 계기로 약 4만 명의 임직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방출되는데, 이는 민주적인 조직구조 및 관리방식를 실험할 수 있는 주요한 계기가 되었다. [본문으로]
  10. El Nacional지는 베네수엘라 주요일간지 가운데 하나이다. [본문으로]
  11. 베네수엘라에서는 2005년 메이데이에 노동자 수십만 명이 수도 카라카스(Caracas)에서 시위를 벌였다. 그들의 주요 주장은 국영산업 전반에서 노동자 관리를 도입하려는 정책을 지지한다는 것이었으며, 차베스는 “우리가 자본주의 체제와 함께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간적 경로를 찾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고 군중에게 화답한다. Alcasa는 국영 알루미늄 기업이며, 베네수엘라에서 실험 중인 노동자 관리의 중요한 모델로 제시되는 회사이다. [본문으로]
  12. 현재 베네수엘라의 집권 여당은 여러 좌파 정당들의 연립정권이다. 이 가운데 MVR(‘5공화국운동당’)은 차베스가 주도하는 가장 주요한 정당이다. MVR이 의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만, 대중조직의 측면에서는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문으로]